피카부가 게이머에게 좋은 이유 1 – 앱플레이어 전용 원격 프로그램

피카부라는 제품을 조금 급하게 릴리즈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제품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출시하면 좋았겠지만 저희같이 자금력이 딸리는 회사에서는 제품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면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다고 판단해서 오픈 베타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오픈한지 2주만에 약 100명의 사용자가 사용 중에 계십니다. 애초에 예상했던 대로 모바일 게임을 앱플레이어로 즐기시는 분들은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조금씩 조금씩 사용자 층을 늘려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좀 더 제품같은 제품으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은 제품의 안정성을 제일로 개발에만 매진했습니다. 제품이랄게 딱히 사용법이 필요하진 않아보여서 매뉴얼이라든가 기능 명세서같은 것들을 후순위로 미뤘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피카부의 기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현재 기능은 몇 개 없지만 앞으로 추가할 기능들이 많이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할 일이 쌓여있는 상태입니다. 피카부는 원격 제어 프로그램이지만 범용이 아닌 모바일 게임을 앱플레이어로 즐기시는 게이머에 한정되서 유용합니다. 특히나 모바일 대형 MMORPG를 다계정으로 즐기시는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가장 처음으로 소개드리고 싶은 피카부의 기능은 ‘원격’ 입니다. 구글 크롬 원격 데스크탑이나 팀뷰어를 처음 보고 느꼈던 제 감정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만들었지? 왜 이렇게 빠르지? 검색을 오랜 기간 해봤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기존 VNC같은 것들도 검색 결과로 나오는데 실제로 설치해서 사용해보면 답답해서 사용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너무 느리고 색상도 이상하게 변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팀뷰어는 너무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비싸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구글 원격 데스크탑도 그렇게 빠르지 않았습니다. 자주 끊기고 반응 속도가 너무 안좋았죠. 그런데 구글 원격이 웹으로 바뀐 후부터는 거의 팀뷰어와 비슷한 수준까지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다들 팀뷰어보다는 구글 원격을 쓰시죠. 왜냐하면 무료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팀뷰어가 가장 좋습니다. 이건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비싼만큼 제 가격을 하는 제품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피카부는 어떻게 개발되었을까? 팀뷰어와 구글 원격 데스크탑이 어떻게 개발되었는 지 너무 궁금했던 저는 앱플레이어 하나만 원격으로 조종하고 싶다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개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사용자 모바일 – 서버 – 사용자 컴퓨터 라는 기존의 서버/클라이언트/중개서버 방식으로는 도저히 팀뷰어와 같은 반응 속도를 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개인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해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테스트 코드를 작성했는데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내친김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줬더니 다들 반응이 한결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빠른데요?

– 프로토타입을 경험한 주변 사람들

저는 용기를 얻어 주변 친구들과 힘을 합쳐 피카부 제품을 출시해보자고 마음 먹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피카부가 오픈베타까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카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원격 스트리밍입니다. 이 기능은 PC 에 설치된 피카부 클라이언트와 모바일에 설치된 피카부가 서로 통신하는 기능입니다. PC에 설치된 피카부 클라이언트는 사용자의 앱플레이어를 자동으로 인식합니다. 앱플레이어의 해상도가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습니다. 앱플레이어의 화면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피카부 리모트(모바일에 설치된 피카부 앱)로 전송합니다. 이때 기술이 좀 들어가야 하는데 해당 기술은 추후에 따로 블로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술이 피카부 제품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입니다. 전송된 화면은 피카부 리모트에서 사용자의 모바일 해상도에 맞게 자동으로 출력됩니다.

여기서 팁이라면, 가로모드 게임을 피카부 리모트에서는 세로모드로도 즐길 수가 있습니다. 화면이 자동으로 맞춰지기 때문에 가로모드 게임을 세로모드로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겐 조금 유용할 겁니다. 단, 화면이 작아집니다!! 핸드폰을 한번 돌려보십시요.

피카부 리모트에서는 사용자 이벤트를 입력받습니다. 피카부는 모바일 MMORPG 게이머를 주 타겟층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거대 기업이 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그 첫번째가 바로 나 자신이고 두번째가 모바일 게이머, 그 중에서도 특히 MMORPG를 즐기는 게이머들입니다. 1차적으로 저를 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제 기준으로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격으로 전송되는 것은 화면 하나 뿐입니다. 소리는 전송하지 않습니다. 저는 소리 안 듣습니다. 다계정 육성하는 분들은 소리 안들어도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리가 필요한 사용자들은 피카부가 맘에 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키보드를 많이 치지 않습니다. 채팅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냥 게임만 합니다. 가끔씩 뜨는 팝업창만 클릭할 수 있으면 됩니다. 아마도 게임상에서 매크로를 잡겠다고 주기적으로 키입력받는 걸 요구한다면 그 때는 추가를 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피카부는 마우스 이벤트만 받습니다. 터치 그리고 드래깅 두 개만 받습니다. 줌인/줌아웃도 하지 않습니다. 줌인/줌아웃은 추후에 추가될 여지가 다분하긴 합니다만 현재는 없습니다. 근데 이 정도만 되도 충분합니다. 제가 헤비 게임 유저이기 때문에 제가 압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치는데 굳이 피카부를 써야하나… 빠릅니다. 생각보다 빠릅니다. 이게 피카부를 원격 솔루션이라고 불러줄 수 있게 합니다. 뭘 모르는 사람들이 옆에서 모바일 폰에서 피카부로 원격 게임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다들 그냥 핸드폰에서 돌아가고 있는 걸로 착각합니다.

앱플레이어 하나만 원격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진짜 하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에 하나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버튼 하나로 다음 앱플레이어 화면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이게 굉장히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아니깐요.

내 PC 에 앱플레이어 4개를 켜놓습니다. 보통 저는 모바일 게임이 오픈하면 그 게임의 모든 클래스를 하나씩 동시에 육성합니다. 그러다가 가장 좋은 걸 남기죠 ㅎㅎ. 리세마라 작업도 비슷하게 합니다. 이렇게 4개의 앱플레이어가 켜져있을 때 모바일 피카부 리모트에서는 동시에 한 개만 보입니다. 그리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다음 앱플레이어, 다음, 다음, 다시 처음, 다음 다음…. 이렇게 슉슉 화면이 바뀝니다. 빠르게 다계정을 육성할 수 있는 것이죠. 글로 쓰니 감흥이 덜 합니다. 저희 피카부 시연 동영상 다시 한번 봐주시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보통은 PC 1대나 2대에 앱플레이어를 실행해서 돌리실 겁니다. 한 대는 집, 나머지는 회사 말이죠. 두 개의 PC 에 모두 피카부 클라이언트를 설치하시고 모바일 피카부 리모트로 접속해보세요. PC 2개가 목록에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터치 몇 번으로 PC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PC에서 실행되는 앱플레이어를 터치 한 번으로 스왑이 가능합니다. 이게 얼마나 유용할지 상상이 되시죠?

MMORPG 다계정 육성을 주로 하시는 분들은 일단 한 번 써보십시요. 일단 써보시고 별로면 삭제하시면 됩니다.

현재 제품 인증 중이고 인증이 완료되면 바이러스 의심 같은 문구는 사라질 것입니다.